포토그래퍼 김한준의 사진이야기 4화 - 학교에서 알려 주지 않았던 사진이야기
"왜 초점이 맞지 않았나요? 수평선이 맞지 않아요? 사진 작가가?”
같은 진부한 질문은 플라스틱 막걸리 병으로 머리를 맞을 만큼 식상합니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세상을 보면 수평선도 기울어집니다.
그대로 사진을 찍으면 남들과 조금 다르게 보는 세상이 찍히는 것이고,
그렇게 찍은 사람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갸우뚱하다고 질책하는 사람들은 너무 공산당스럽지 않습니까?
모든 사진 속의 구성이 1:1.618의 황금비율로 찍혀 있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교수님께 질문하고 싶었다.
↑바람이 거센 바다 / 2010
그러나 용기 없는 나는 교수님들의 말씀을 잘 듣는 모범생의 길을 택했고,
초점과 노출 그리고 조명을 국가대표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탄탄한 기초를 얻었다.
그것들은 내가 사진으로 생계를 영위하기 위한 돈을 벌게 해 주었지만,
언젠가부터 뜨겁기만 하던 나와 사진의 러브 스토리는 대부분 맥없이 싱겁고 식상했다.
항상 나를 가두었던 기술과 기초의 틀 속에서 나를 꺼내는 데는
사진을 공부한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기술과 기초의 습득은 긍정적인 일이다.
사진은 테크닉을 반석으로 하는 표현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은 주머니 속에 넣어 두고 가끔 필요할 때 꺼내 보면 그만이다.
기술과 기초라는 두꺼운 안경을 벗지 못한다면 그 안경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세상의 폭을 절망적으로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 Ryuichi Sakamoto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가 흘러나온다.
곧 숙소에 도착할 것이다. 비가 올 것 같았다. 카메라를 꺼내 세 장의 사진을 찍는다.
파인더를 보지 않은 채로, 음악에 취한 채로, 자유로를 달리는 채로. / 자유로, 2010
중요한 것은 손가락이 아닌 가슴인 것을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카메라가 아닌 눈이라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다.
↑남자는 나에게 저쪽 빈 의자에 앉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카메라를 꺼내 몰래 그를 직고서 빈 의자에 앉는다.
우리는 어떤 인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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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김한준의 사진이야기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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